[인디돌파구] 'B급 감성' 트렌드, 인디음악계 기회될까

aaaaaaaaaaaaaaaa.JPG

 

최근 열풍인 ‘B급 감성’이 인디음악계 기회의 장으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젊은 세대 전유물로 여겨졌던 B급 감성 음악콘텐츠가 지자체와 공공기관 홍보에도 활용되며 명실상부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대중음악계 B급 감성의 계보를 들여다보고 방향성을 짚어봤다.


B급 감성은 우아하고 세련된 A급과는 다르면서 친숙하지만 다소 우스꽝스러운 면을 내포하고 있다. 공공기관까지 강타한 B급 감성은 MZ세대의 ‘꼰대 기피 현상’에서 비롯된 문화로 알려져 있다. MZ세대의 반(反)꼰대 문화는 기성세대가 만든 심오함이나 진부함을 탈피해 유쾌함을 추구한다. 형식은 B급을 표방하지만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는 A급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유튜브 채널 ‘이매진 유어 코리아’에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라는 국내 명소 홍보콘텐츠를 게재해 3개월 만에 조회수 3억을 돌파했다.


특히 해당 영상에는 ‘이날치밴드’가 등장해 판소리 곡 ‘범 내려온다’를 B급 감성으로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치밴드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소속 댄서들은 기존 딱딱한 장르인 국악에 유쾌한 댄스와 의상, 창법을 접목했다. 이는 공익 광고계에서 전례 없는 파격적인 시도로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이 반드시 ‘웃겨서’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날치 밴드는 의심할 여지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날치 밴드의 멤버는 베이스 장영규·정중엽, 드럼 이철희, 보컬 안이호·권송희·이나래·신유진으로 구성됐다. 


베이스 장영규는 영화 음악감독이며 정중엽은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베이스를 담당했던 실력파다. 여기에 김광석 밴드 세션 출신 드럼연주가인 이철희와 소리꾼만 무려 4명이 뭉쳐 조선 후기 명창인 ‘이날치’를 표방했다. 음악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전통 가락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중독적인 비트를 만들어 냈다. 즉, 실력도 없이 파격적이기만 해서 거둔 성과가 아닌 셈이다.


이러한 음악계 B급 감성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는 2001년 1집 <새>로 데뷔해 대중가요 콘셉트의 차별화를 이룩한다. 싸이는 “너만을 바라보던 날 차버렸어 나 완전히 새됐어”라는 가사와 새를 연상시키는 안무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ffffffffffaz.JPG


그룹 노라조 역시 <카레>, <사이다> 등 유쾌한 멜로디와 가사, 노래 제목을 연상시키는 분장을 하고 무대에 서면서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2008년 등장한 가수 장기하 역시 <싸구려 커피>라는 앨범을 통해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는 가사를 무표정한 얼굴과 개성 있는 보이스로 소화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해외에서도 B급 감성이 뜨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1위를 석권하기 전 챔피언 자리를 지켰던 뮤지션은 카디비(CardiB)다. 카디비는 솔로곡으로 빌보드 핫 100차트 1위를 달성한 두 번째 여성 래퍼다. 특히 이번 싱글앨범 <WAP>은 직설적인 가사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를 통해 카디비는 ‘노빠꾸 핵직진’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처럼 B급 감성 열풍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B급 감성’이라는 표현에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기존과 다르면 B급이냐” “독창성과 B급은 다르다” “이 정도 실력과 퀄리티가 B급이면 A급은 누구냐”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더 좋은 표현이 있을까. 이를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A급과 B급을 나누는 대중의 잣대가 ‘실력’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대중이 알만한 콘텐츠라면 이미 실력은 기본배경이다. 즉, B급이라고 해서 실력이 덜하다는 의미를 포함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어감의 차이일 뿐 성공하는 B급 감성 콘텐츠에 독창성과 탄탄한 실력은 반드시 필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