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S INDIE] 해외서 더 유명..'일렉트로닉' 대표주자

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일렉트로닉 뮤직’이란 신디사이저, 드럼머신 등 전자 악기를 주로 사용해 고유한 패턴을 변형시키면서 반복하는 음악을 묶어 이르는 말이다. 어쿠스틱 악기에 익숙했던 대중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또 대부분 리스너에게 일렉트로닉은 굵직하고 직선적이며 날카롭게 귀에 꽂히는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다. 특히 국내 전자음악 신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매력적인 곡들로 국내 일렉트로닉 음악을 개척해 가고 있는 그녀들을 소개한다. 
 

사진= 키라라 지니뮤직.jpg

 
■ 키라라(Kirara)

“키라라는 이쁘고 강합니다. 여러분은 춤을 춥니다”라는 구호로 시작되는 키라라의 공연은 획기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어딘가 모르게 슬프기도 하다. 키라라는 차갑고 강한 빅히트와 시부야케이에서 영향을 받은 신디사이저 사운드로 구성된 음악을 한다. 

야간편의점 알바를 하던 키라라가 손님들이 없는 틈을 타 컴퓨터 한 대로 ‘쿵짝’ 만들어낸 곡들이다. ‘아마도이자람밴드’, ‘허클베리핀’ 등 다양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리믹스하고, 미국의 ‘SXSW 2019’ 에 초청되는 등 활발하게 음악활동을 했다. 

제 14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상을 수상을 받으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이 때는 “친구들이 자살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가슴 먹먹한 수상소감을 전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8년 발표한 세 번째 앨범 <SARAH>는 세상을 떠난 친구 크리스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과 같은 성소수자 친구들에 대한 응원을 담은 앨범이다. 그곳에서는 잘 지내는지 안부를 건네는 듯한 ‘걱정’, 다시는 친구들이 생을 마감하지 않기를 바라는 ‘Wish'까지 착하고 여린 마음이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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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서(YESEO)

소속사 도움 없이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해 뮤지션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으로 알려졌다. 일렉트로닉 전문 매거진 'Mixmag'와 영국의 라디오 'BBC Radio'에 음원이 소개됐을 정도.

지난 2016년 발표한 데뷔앨범 <Let it all go> 이후 빠르고 꾸준하게 음악 작업을 쏟아내고 있다. 2018년 발표한 <Damn Rules>는 기존 음악과는 다른 분위기로 10곡을 채웠다. 공격적이고, 강한 비트를 추가해 ‘자신의 주관을 뺏기지 않고 지켜내는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일렉트로닉음악이라기엔 너무 듣기 편해서 팝같기도 한 다양한 장르를 엮어내는 특기를 가진 뮤지션이다. 2019년 제1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부문 수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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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피카 (CIFIKA)
 
정식 음원 발매 전부터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몽환적인 음악을 보여주던 씨피카는 2016년 앨범 <OOZOO>으로 한국에 상륙했다. 혜성같이 등장한 씨피카는 독특한 세계관과 음악으로 국내 일렉트로닉 신을 사로잡았다. 

오랜 외국 생활로 다양한 문화를 겪으며 완성된 씨피카의 음악은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주술같은 몽환적인 보컬에 화려하게 들리는 전자음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2018년 ‘마이 에고(My Ego)’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제 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노래상을 수상했다. 이후 미국 ‘SXSW 2018’, 독일 리퍼반 페스티발(Reeperbahn Festival) 무대에 초청받아 무대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인정받는 실력파 뮤지션임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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