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돌파구] '열정 페이' 여전한 인디업계 "공연료 특산품으로 받기도“

다수 대학이 K-pop 인기 상승에 실용음악과를 신설했으며 매년 3000여명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 많은 졸업생은 포화 상태인 가요계 입성을 위해 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거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 성공은 둘째치고 대중들에게 이름조차 알리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진입장벽이 다소 낮은 인디 음악씬으로 출발점을 정하는 뮤지션이 많아졌다.
 

 

 

 

■인디 뮤지션의 음악 활동
 
대형기획사에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뮤지션은 어떤 전문적인 서포트와 자본 없이 1인 레이블이나 간단한 홈 리코딩으로 작업해 인디 음악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소수 기획사가 장악한 대중음악 속에서 인디 음악은 음악 산업 저변 확대와 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 활동을 영위하기에는 많은 사회적 경제적 허들이 존재한다.
 
인디뮤지션들의 음악 활동 횟수는 곧 이들의 수입이다. 공연과 행사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입 배분에 분쟁이 끊임없다. 대부분이 열악한 음악 활동 실정을 무저항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액시머는 "인디 음악 활동을 하고 5년까지는 공연·버스킹·행사 등 모든 활동을 포함해 연 30~40회 정도의 공연 밖에 할 수 없다"며 "무명 인디가수에게 공연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시간당 평균 7만원 정도의 공연료를 영화관람권이나 식사권으로 대체 지급하기도 한다. 이 마저도 멤버들과 나눈다"고 밝혔다. 즉, 무명 인디밴드가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연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며 열정페이만 강요당하는 실정이다.
 
또 이들의 음악은 예술적이고 창의적이라는 호평을 받지만 결국은 스스로가 공연과 음반유통 공연장 대관 등 관련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이 말은 곧 이들은 음악 활동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의미다.
 
녹음 및 음원 제작 시설도, 어렵게 만들어진 곡을 연주할 공연장도, 그 음원을 판매할 유통시장까지 모든 음악 활동 환경이 이들에게는 녹록치 않다.
 
■인디 뮤지션의 수입구조
 
자본주의 시대 모든 사람의 삶은 경제 논리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다. 인디 뮤직이 문화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이들의 음악 활동에 따른 수입구조가 이들의 삶을 지탱해줘야 결국 대중음악 다양성과 산업균형이 유지될 수 있다.
 
청년뮤지션 생활실태 조사 결과 이들의 월 평균 수입은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69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최저 생계비 55만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적은 액수다. 인디 뮤지션은 음악 활동만으로 일상을 이어가기에는 불가능하다. 적은 수입 때문에 이들은 결국 아르바이트, 현장 노동직, 음악 개인지도 강사 등의 투잡으로 생존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안정한 고용 현실 속에 무기력함을 느끼게 한다. 인디 뮤지션을 선택하는 순간 이미 경제적 윤택함은 접어두고 시작한 것이다. 
 
이재호 RZst레이블 대표는 "자발적으로 가난한 삶을 선택했다 할지라도 인디뮤지션의 비참한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돈을 벌어야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현실이다. 본인이 선택한 꿈이라 할지라도 사회의 구조가 이들의 삶의 자존감마저 잃게 한다면 이들의 음악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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